
TITLE: 오늘만 벌써 스무 번 퇴사를 꿈꿨다, 워킹맘의 끝나지 않는 고통 분담
아침 눈을 뜨는 순간부터 저녁 아이를 재우는 순간까지, 제 머릿속에는 늘 ‘퇴사’라는 단어가 맴돌아요. 저만의 이야기가 아닐 거예요. 회사 출근하기 싫어 매일 아침 전쟁을 치르고, 이 모든 고단함을 끝낼 유일한 방법은 그저 퇴사뿐이라고 생각하는 워킹맘의 솔직한 이야기, 지금부터 풀어볼게요.
끝나지 않는 오전 전쟁: 출근길은 이미 만신창이
워킹맘의 하루는 남들보다 훨씬 일찍 시작됩니다.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혹은 알람 소리에 놀라 깨자마자 머릿속은 온통 ‘오늘 아침은 뭘 먹이지?’, ‘아이들 등원 준비는 어떻게 하지?’, ‘내 옷은 뭐 입지?’ 하는 생각으로 가득 차죠. 새벽 6시, 해가 뜨기도 전부터 거실에는 저의 동선이 춤을 추듯 바삐 움직입니다. 아이들 아침밥을 차리는 동시에 제 점심 도시락을 싸고, 어제 저녁 미처 개켜놓지 못한 빨래를 마저 정리하기도 합니다. 한 손에는 커피, 한 손으로는 아이 옷을 입히며 등원 준비를 독촉하는 게 제 일상이에요.
“엄마, 나 이거 안 먹어!” 아이의 한마디에 정성스레 차린 아침 식탁은 아수라장이 되기 일쑤고, “오늘 이 옷은 싫단 말이야!”라는 울음에 결국 아이가 원하는 옷을 찾아 헤매다 보면 이미 시계는 출근 시간을 아슬아슬하게 가리키고 있습니다. 겨우 아이들을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내려주고 회사 주차장으로 향하는 길. 차 안에서 흘러나오는 라디오 소리는 들리지도 않습니다. 이미 온몸의 진이 빠져버린 상태, 회사 문을 열고 들어서기도 전에 저는 이미 하루의 절반을 살아낸 기분이 들어요. 이 모든 과정을 매일 반복하면서, ‘이 지옥 같은 루틴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간절함이 제 심장을 파고듭니다.
회사에서의 이중생활: 일과 육아, 어느 것 하나 놓칠 수 없는 딜레마
회사에 도착하면 또 다른 전쟁이 시작됩니다. 출근 전 치렀던 육아와의 전쟁은 마치 없었던 일처럼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며 업무에 몰두해야 하죠. 중요한 회의에 참석하고, 밀린 서류들을 처리하며, 끊임없이 울리는 메신저와 전화에 응대합니다. 하지만 제 마음 한편에는 늘 아이들이 걸려 있어요. ‘우리 아이는 오늘 점심을 잘 먹었을까?’, ‘어린이집에서 친구들과 잘 놀고 있을까?’, ‘혹시 아프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집니다. 스마트폰이 울릴 때마다 혹시 어린이집에서 걸려온 전화는 아닐까 가슴을 졸이는 것은 워킹맘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거예요.
갑자기 아이가 아프다는 연락이라도 오면, 그야말로 발등에 불이 떨어집니다. 당장 모든 업무를 제쳐두고 아이에게 달려가야 하는데, 팀원들의 눈치와 밀린 업무가 발목을 잡아요. 상사에게 조심스럽게 상황을 설명하고 조퇴를 허락받는 과정은 또 다른 심리적 압박으로 다가옵니다. 집에 돌아와 아픈 아이를 돌보면서도, 회사에 남겨둔 업무가 마음에 걸려 밤늦게까지 노트북을 붙들고 씨름하는 것이 워킹맘의 현실이죠. 회사에서는 육아 때문에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는 직원으로 비춰질까 두렵고, 집에서는 회사 일 때문에 아이에게 소홀한 엄마가 될까 봐 죄책감에 시달리는 이중고는 워킹맘이라면 피할 수 없는 딜레마입니다. 저는 매일 저녁 아이를 재우다 저도 모르게 잠이 드는 순간, ‘이대로 깨어나지 않으면 좋겠다’는 끔찍한 상상을 하곤 해요. 그만큼 지치고, 또 지쳐있다는 증거겠죠.
퇴사를 꿈꾸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히는 워킹맘의 좌절
매일같이 “이럴 바엔 그만두자”는 생각을 수십 번도 더 합니다. 퇴사를 하면 늦잠도 자고, 여유롭게 아이들과 아침을 먹고, 낮에는 아이들과 함께 도서관에 가서 책을 읽어주거나 공원에서 실컷 뛰어놀아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잔업 걱정 없이 아이의 하원 시간에 맞춰 데리러 가고, 저녁에는 아이가 좋아하는 반찬을 여유롭게 만들어줄 수 있겠죠. 이런 상상만으로도 행복해지지만, 현실은 늘 차가운 벽으로 다가옵니다.
경제적인 이유, 가장 큰 발목
가장 현실적인 문제는 바로 경제적인 부분입니다. 외벌이만으로는 지금의 생활 수준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어요. 아이들 학원비, 생활비, 혹시 모를 비상금까지, 제 월급은 가정 경제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조금만 더 버티자”는 마음으로 매달 월급날만 바라보고 버티는 것이죠. 퇴사 후 찾아올 경제적 불안감은 상상 속의 여유로운 삶을 순식간에 잿빛으로 물들입니다.
나 자신을 잃어버릴까 하는 두려움
또한, 오랫동안 쌓아온 커리어를 포기해야 한다는 두려움도 큽니다. 회사에서 제 이름 석 자로 불리고, 저의 능력을 인정받으며 성취감을 느끼는 것은 육아 외의 또 다른 자아실현의 창구였습니다. 집에만 있게 되면 자칫 육아에만 몰두하다가 ‘엄마’라는 이름 뒤에 숨겨진 ‘나’ 자신을 잃어버릴까 봐 두렵습니다. 사회와의 단절감, 경력 단절에 대한 불안감은 퇴사를 쉽게 결정할 수 없게 만드는 또 다른 요인이에요. 다시 사회로 돌아올 수 있을까, 내 경력이 얼마나 가치가 있을까 하는 막연한 걱정은 밤잠을 설치게 합니다.
정답 없는 워킹맘의 삶, 그래도 버티는 우리에게
이 모든 고충에도 불구하고, 워킹맘들은 오늘도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때로는 저 자신이 너무나 나약하게 느껴지고, 세상 모든 워킹맘들이 대단하게 느껴지기도 해요. 저처럼 매일 퇴사를 꿈꾸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역꾸역 출근하고 아이를 돌보는 모든 워킹맘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싶습니다. 우리는 결코 나약한 존재가 아니며, 이 모든 과정을 감당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강하고 아름다운 존재라는 것을 기억해야 해요.
물론 완벽한 해결책은 없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인 어려움 속에서도 작은 행복을 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해요. 동료 워킹맘들과 솔직한 이야기를 나누며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 배우자에게 적극적으로 육아와 가사를 분담해달라고 요청하는 것, 때로는 비용이 들더라도 가사 도우미의 도움을 받는 것 등 작은 변화들이 쌓여 우리를 지탱하는 힘이 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괜찮아, 조금 힘들어도 돼’ 라고 스스로를 다독여주는 마음일 거예요.
워킹맘의 삶은 고되고 힘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일 아침 아이들의 해맑은 미소를 보며 다시 한번 힘을 내는 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퇴사를 꿈꾸는 마음속에는 사실 아이들에게 더 많은 것을 해주고 싶은 사랑이, 그리고 나 자신을 잃지 않고 싶은 열정이 숨어있다는 것을 저는 잘 알고 있습니다.
오늘도 회사 출근하기 싫어 몸부림치고, 퇴사를 수십 번 꿈꾸었을 모든 워킹맘 여러분.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잊지 마세요. 우리 모두 같은 고민을 하고, 같은 무게를 짊어지고 있습니다. 때로는 잠시 멈춰 서서 나 자신을 돌보고, 스스로를 칭찬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 모두 오늘 하루도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